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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할 때, 아주 작게라도 움직여야 하는 이유

by 로로픽 2025.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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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분명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몸은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마음은 이유 없이 무겁다. 이런 상태를 흔히 '무기력'이라고 부른다. 누구나 겪는 감정이지만, 막상 빠져들면 나올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작고 사소한 행동 하나가 시작이 될 수 있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인정'이다. 무기력은 나약함의 증거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 오랫동안 긴장하고 버텨온 사람들에게 더 자주 찾아온다. 자신이 무기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다. ‘나는 왜 이러지’라고 자책하기보다, ‘지금은 좀 쉬어야 할 때구나’라고 받아들이는 게 훨씬 건강하다.

두 번째는 아주 작은 행동 하나를 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수를 하거나 물 한 잔을 마시는 것, 이불을 정리하거나 창문을 열어 바람을 느끼는 것도 좋다. 이처럼 사소한 행동 하나가 신호탄이 되어 다음 행동으로 이어진다. 행동이 생각을 이끌어내는 방식이다. 무기력한 상태에서는 ‘생각 후 행동’이 아니라 ‘행동 후 생각’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세 번째는 리스트 작성이다. 당장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해도 괜찮다. 대신 아주 작은 단위로 나눠 리스트를 적어보자. '샤워하기', '밥 먹기', '노트북 켜기'처럼 사소해 보이는 일도 리스트에 포함시키면 좋다. 체크할 수 있다는 경험이 뇌에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자신감 회복으로 이어진다.

네 번째는 타인과의 연결이다. 굳이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좋다. 누군가에게 안부 문자 한 통 보내거나, 가족에게 짧은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고립된 감정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다. 무기력은 혼자일 때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적당한 연결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기력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중요한 건 그 감정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감정 속에서 움직이려는 태도다. 오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아주 작게, 물을 한 컵 마시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면, 그건 이미 변화다. 변화는 그렇게 사소한 움직임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잊지 말자.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항상 의욕 넘칠 수 없고, 언제나 완벽할 수도 없다. 멈춰도 괜찮고, 돌아가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나를 놓지 않는 것이다. 아주 작게라도, 오늘의 나를 조금이라도 돌보는 것. 그것이 무기력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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